블로그 이미지
만약 김수영이 살아있었다면 아시아 오지를 떠돌며 어두운 극장에서 자신을 몰라주는 세상에 눈물이나 떨구지 않았을까?
파졸리니

Notice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359,397total
  • 53today
  • 82yesterday
2009/06/08 13:46 오키나와를 헤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행의 즐거움 중 놓칠 수 없는 하나가 익숙하지 않은 각 나라의 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 여기서도 혼자 점심 사먹는데 2~3만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니 밖에 나가도 마찬가지다. 맛있다는 건 가격에 개의치 않고 먹는 편이다.

인도와 라오스에선 음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평소 먹성도 좋고 가리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단지 생각일 뿐이었다. 향신료 냄새 탓에 인도에선 거의 일주일을 삶은 계란에 맥주만 먹었고, 라오스에선 여기라면 일년 가야 5번도 안 먹는 빵을 매일 씹어야했다.

태국과 몽골 음식, 베트남과 캄보디아 요리도 내 입맛엔 별로였다. 역시 익숙해진다는 건 무서운 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허나, 이번 오키나와 여행은 달랐다.초라하고 실망스런 '바다 풍경' 탓에 입은 상처가 음식으로 인해 회복됐을 정도였다. 위와 아래 사진에 찍힌 것들은 일본에서 보낸 며칠간 맛본 음식이다.

돼지갈비와 삼겹살을 푹 삶아 국수 위에 올린 오키나와 소바, 땅콩으로 만든 달콤한 두부, 가쓰오부시 가루를 듬뿍 뿌린 문어풀빵(다코야키), 퓨전 초밥, 미군 부대의 영향으로 오키나와 도착음식化 됐다는 스테이크와 랍스터(닭새우), 5종류의 생선과 해초를 곁들인 사시미다. 물론, 이것들을 안주 삼아 마신 아와모리와 일본 소주도 좋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파졸리니
2009/06/07 14:59 오키나와를 헤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키나와의 현도인 나하市. 거기에 '국제거리'가 있다. 각국의 여행자들과 그곳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도심. 거기를 헤매다니다가 놀라운 패션감각과 헤어스타일을 보여준 꼬마를 만났다. 끽해야 네다섯살이나 됐을까?

1970년대 망해가던 영국 런던 거리를 휩쓸었던 펑크열풍. 크래쉬와 섹스 피스톨즈는 당대 영국 청춘들의 우상이고, 지향이었다. 주머니에 마약을 넣고 다니며 무대에 섰던 시드 비셔스와 쟈니 로튼.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루 리드는 노래를 부르며 전기톱으로 돼지를 죽이고, 객석에 병든 닭 수백 마리를 풀어 아비규환을 만들곤 했다. 세상이 강제하는 틀과 규범을 자학과 광기를 통해 깨려한 것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그 '펑크 스피릿'은 일본에도 수입됐고, 일단의 적군파 청년들이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제국주의에 저항하던 그 시절, 반대쪽 청춘들은 싸구려 마약에 취해 쓸쓸한 생을 조롱하며 대낮부터 다수 대 다수의 난교를 벌임으로써 허접한 삶을 버텨냈다. 이른바 '펑크 제네레이션'이다.

그들은 한국의 펑크 키드 '크라잉 넛'과 '노 브레인'의 정신적 할배들.

위 사진에 찍힌 꼬마의 엄마 역시 전형적인 펑크 스타일이었다. 괴이한 모전자전.

펑크족이 왜 결혼을 했는지도 모르겠고, 어째서 귀찮은 애새끼까지 까발렸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는 정말이지 귀여웠다. 나도 펑크족 여자와 결혼해 아비인 내 목에 칼을 들이대고 "어째서 너는 루이 오귀스트 블랑키처럼 멋지게 살지 못하냐"고 협박하는 아들 하나 낳았으면 좋겠다. 그 칼에 찔려 죽더라도.
posted by 파졸리니
2009/06/06 22:48 오키나와를 헤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폐일언. 일본 해변엔 감동이 없다.

남인도 바르칼라와 베나울림-콜바 비치 같은 거대한 모래밭과 눈 끝 시리게 만드는 핏빛 석양이 없고, 태국 코사멧과 피피섬처럼 짙푸른 산호초 군락이 형성돼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고만고만한 규모에 시끌벅적한 분위기. 일본애들의 축소지향은 해변에서도 드러났다.

아미노우에 비치와 이케이 비치라는 곳을 갔었는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나 강원도 망상해수욕장만도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 비키니 입은 처자들이 많은 게 유일하게 나를 위로해줬다.

'비키니'는 멋진 아이템이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켜주는. 그러나, 아무에게나 어울리진 않는다. 일본 해변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주제파악 못하고 비키니를 걸친 채 바다풍경을 흐리는 여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케이 비치에서 본 위 사진의 계집은 어깨가 좀 넓은 걸 너그럽게 봐준다면 그중 비키니가 잘 어울린다. 색깔도 내가 좋아하는 연한 브라운.

다시 말하지만, 일본은 해변보다는 해변을 찾아가는 '길'이 훨씬 근사했다. 로컬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 다시 40분을 한국식 '마을버스'를 타고 이케이 비치로 가는 길. 도로 옆으로 펼쳐진 만발한 남국의 붉은 꽃과 울울창창한 밀림이 내가 바다에서 입은 절망과 상처를 치료해줬다. 이국의 풍경만이 줄 수 있는 감흥.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는 '비키니'가 좋다. 아니, 비키니가 어울리는 여자가 좋다. 그게 조선 여자건, 일본 여자건, 화성이나 해왕성에서 온 암컷이건. 아래는 아미노우에 비치.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파졸리니
 <PREV 1 2 3 4 5 ... 56    NEXT>